최근 ‘고단백 저탄수화물’ 식단이 다이어트와 건강에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백질과 당질의 하루 섭취량은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습니다. 즉, 자신의 컨디션에 맞는 영양 섭취량, 컨디션에 맞는 식단 구성, 무리하지 않는 건강관리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점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단백질을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을까요. 단백질 분해에는 위액 속 소화효소가 관여합니다. 따라서 한의학에서 말하는 ‘비위(脾胃: 위장, 췌장, 간, 담낭, 소장 등 소화기 계통의 모든 장기)’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우선 ‘비위’를 튼튼하게 하는 기본 개념을 소개합니다. 우리가 먹은 음식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소화 흡수되는지 그 흐름을 이해해야 합니다. 먹은 음식물은 입안에서 타액과 씹는 작용에 의해 점토 형태가 되어 위장으로 이동합니다. 위장에서 3~5시간 정도 머무르면서 위산의 영향을 받아 미끈거리는 죽과 같은 형태로 변합니다. 위산은 단백질의 소화를 돕는 작용과 살균 효과가 있습니다.
이후 소장으로 이동해 췌장액과 담즙이 분비되어 소화 흡수가 더 진행됩니다. 소장에서 흡수된 영양소는 문맥을 통해 간으로 이동하고, 나머지는 대장으로 이동해 수분과 전해질이 재흡수되어 대변으로 배설됩니다.
이렇게 음식물은 소화기관을 통해 몸에 필요한 영양소는 흡수되고 불필요한 물질은 배설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소화흡수를 돕는 요소 중 단백질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 위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위에서 분비되는 위산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제산제(위 점막 보호 효과가 있는 약)를 장기간 복용하거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보유하고 있어 위산 분비가 저하되어 있는 사람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보통 위 안은 강한 산성으로 되어 있어 세균이 살 수 없습니다. 하지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우레아제라는 효소를 분비해 위산을 중화시켜 생존을 도모합니다. 따라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존재할 경우 뚜렷한 위장장애를 느끼지 못하고 위산 분비 부족으로 인한 작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단백질을 섭취하거나 육류를 의식적으로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루에 섭취하는 단백질의 양과 종류에 대해서는 신경쓰고 있지만, 그 흡수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소화나 해독에 무리가 가지 않는지까지 생각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단백질은 위에서 분해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위산 분비가 필수적입니다.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펩신은 위산의 작용으로 활성화됩니다. 또한 위산은 세균의 침입을 막는 역할도 합니다.
따라서 위산 분비가 부족하면 소화되지 않은 단백질이나 세균이 소장에 도달해 소장에서 반응이 일어나게 됩니다. 즉, 장내 세균이 소장 내에서 비정상적으로 증식하여 복부 팽만감, 역류성 식도염, 자율신경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 이 증상을 소장 내 세균증식증이라고 합니다. ‘복부 불편감, ‘소장’이 원인일 수도’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효과적으로 소화와 흡수를 하기 위해서는 고단백질 식단을 고려하기 전에 자신의 건강과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장기의 상태를 먼저 확인해 봐야 합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복부 팽만감, 변의 상태, 혀의 상태 등을 관찰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 ‘혀와 대변으로 체크하는 나의 몸 상태와 생활습관’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단백질의 적정 섭취량은 개인마다 다르므로 자신의 위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양을 무리하지 않고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백질 섭취의 목적은 신진대사의 향상, 체온 조절, 피로감 감소 등을 들 수 있으므로 단백질에만 의존하기 전에 자신의 컨디션을 고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신의 컨디션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는 전문 한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위, 장, 간, 신장 건강, 피로감, 체온 조절 등에 효과적인 한약을 복용하면 체질 개선과 함께 영양 흡수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