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신경실조증 치료 사례: 몸과 마음이 제 맘대로 안되요

식은 땀이 나고, 자꾸 허기가 져요.
공복 시간이 오래되면 배가 아플 정도로 가스가 찼다가 음식을 먹으면 가스가 나와요.
몸 전체가 이유 없이 아파요.
눈이 흐릿하고 초점이 안잡히고 멍해요.
머리가 안돌아가고 집중이 안되요.
단어가 빨리 떠오르지 않고, 말이 잘 이어지지 않아요.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뛰고, 숨쉬기가 힘들어요.
몸이 붓고 소변이 자주 나오는데 색이 맑아요.
움직임이 둔해지고 물 속을 걷는 느낌이에요.
입이 마르고 목이 말라요.
자꾸 단 게 땡기고 식욕 조절이 안되요.
하루 종일 졸린데 잠은 안와요.
대변은 보는데 냄새가 지독해요.
상처 치료가 더뎌요.
전체 면역력이 떨어지고 신진대사가 안되는 것 같아요.
호르몬이 붕괴된 느낌이에요.
1달 사이에 10~15kg이 늘었어요.

지난 7월 저희 한의원에 내원했던 18세 여학생 환자가 나열한 증상들입니다. 이 증상들은 자율신경 실조증에서 주로 나타납니다. 우리 인체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수시로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총괄하는 것이 바로 자율신경입니다. 자율신경은 우리 인체의 대부분의 장기와 연결되어 있어 장기들에 영향을 끼칩니다. 자율신경계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있는데, 이 두 신경의 균형이 깨질 때 나타나는 증상을 일컬어 자율신경 실조증이라고 부릅니다.

이 여학생의 경우는 정신과 약 복용 부작용으로 자율신경실조증이 발병한 사례입니다. 환자의 이력을 살펴보면, 2021년 6월 제한적 식이장애 진단을 받고, 2022년 9월까지 1년 4개월 동안 한약을 먹으며 치료를 받아 왔습니다. 2022년 9월 음식 거부 증상이 멈춘 뒤, 2022년 1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한국에서 식이장애 클리닉을 다니면서 정신과 약을 처음으로 복용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간동안에도 한약을 병행하면서 양약은 자주 빠뜨리고 복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2023년 4월 이후에는 환자의 증세가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클리닉은 9월부터 학교를 다니기 위해서는 예방 차원에서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환자와 환자 가족은 정신과 약의 부작용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만, 먹지 않으면 다시 재발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이번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6월 한 달간 정신과 약을 복용했습니다.
환자가 정신과 약의 부작용을 자각한 시점은 6월말이었습니다. 일상생활이 매우 힘든 증상들이 연이어 나타났기 때문이었습니다. 환자는 정신과 약을 복용한 것에 대해 매우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환자가 한국에서 처방받은 약은 에스시탈로프람(Escitalopram), 올란자핀(Olanzapine), 토피라메이트(Topiramate)이었습니다. 이 약들의 부작용은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누구나 다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환자는 7학년 때부터 불편함이 있을 때마다 한의원에 내원해 한약을 복용해 왔고, 스스로 한약의 효과를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치료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식이장애로 힘들었던 기간 동안에도 계속 이어서 한약을 복용했기 때문에 식이장애로 저체중이 된 환자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 신기할 정도로 전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OO대학병원에서 검사 결과 모두 정상이었습니다. 투병기간 내내 한약을 먹은 덕분이라고 환자와 가족들은 말했습니다.

중증 이상의 정신과 증상에는 약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경증은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예방약은 한약에만 존재하는 개념입니다. 양방 약은 증상이 나타난 후에 처방됩니다. 환자는 7월과 8월 두 달간 정신과 약 부작용으로 나타난 자율신경실조증으로 4번의 한약을 처방받아 복용해 대부분의 신체적 증상이 좋아졌습니다. 9월부터는 아직 돌아오지 않은 집중력, 기억력 감퇴, 멍함 등 신경과적 증상과 남아 있는 신체적 증상에 대해 치료중에 있습니다. 현재 두번째 약을 모두 복용했고, 머리가 매우 맑아지고 있다고 환자는 말했습니다.

이 환자 사례를 봐서 알겠지만, 2021년 6월부터 현재(2023년 10월)까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간이 손상되었다는 병원 검사 결과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전문 한의사에게 처방받아 한약을 복용한다면 한약으로 인한 부작용은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